투르크학 인문 대사전
투르크학의 새 지평을 열다
투르크학 인문 대사전>은 투르크학(Turkology) 이해에 필요한 인문 분야 전 영역의 주요 개념들 을 정리하고 집대성한 것이다. 투르크학은 유라시아 대륙을 발상지이자 근거지로 삼고 있는 투르크 민족들의 언어, 역사, 문화, 사회, 정치, 종교 등 인문·사회과학을 망라한 전 영역에 걸친 분야를 연 구하는 종합적인 학문 분야이다. 투르크학의 지역적 범위는 러시아에서 중국, 중앙아시아를 지나 동 서양이 만나는 튀르키예까지 하나의 벨트를 형성하기 때문에, 이른바 ‘투르크 벨트’라 불리기도 한 다. 튀르키예를 비롯하여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러시아 연방 내 알타이·투바·하카스·사하·바시키르·타타르스탄 공화국 그 리고 중국의 신장-위구르 자치구를 포함한다.
러시아에서 중앙아시아 그리고 튀르키예로 이어지는 이 광대한 투르크 언어·문화권은 과거 유라 시아 초원 유목문화와 실크로드로 이어지는 지역으로 지정학적·지경학적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방대한 에너지 및 농업 자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경제성장을 하고 있으며, 국제 정치와 경제 질서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투르크 지역에 대한 관심이 점증하는 것은 이런 정치·경제적 영향력의 확대 때문만은 아니다. 실크로드를 따라 형성된 유라시아 투르크 벨트 국가 들의 인문학적 유산은 ‘다국적 문화유산’이라는 중요한 함의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초국경 및 초민족적’ 정체성 형성의 근거가 되는 문화적이며, 철학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한민국은 투르크 벨트 국가들과 언어 문화적 좌표상에서 그 어떤 민족 집단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이른바 친연성(親緣性)을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유라시아 투르크 국가들과의 문화적 상 호연관성과 언어·문화적 친연성을 규명하여 상호이해의 공감대를 확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이 지역 에 대한 인문학 연구의 확대 강화는 필수적이다. 한국문화의 원류와 실크로드 유라시아 투르크 국 가들과의 문화적 유대감을 강화하고, 이를 정치·경제적 교류의 기반으로 활용한다면 중요한 국가적 자산이 될 것이다.
‘투르크 벨트’ 국가들이 지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르크 인문학 연구는 아직 빈약 한 상황이어서 투르크 문화에 관한 진일보된 연구는 물론, 일반인들은 기본 지식 습득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르크학 및 관련 인문 분야에 접근 가능한 ‘투 르크학’ 인문사전이 필요하다.
투르크학 인문 대사전>은 동덕여대 유라시아투르크 연구소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5년간(2018년 8월~2023년 6월) 추진한 토대연구지원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필자가 연구책임자 인 이 프로젝트는 ‘투르크인문 백과사전 DB 구축’이었다. 이 연구 프로젝트에는 국내 투르크학 연구 자들을 총동원했고, 외국 연구진의 도움을 받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DB를 구축했다. 이 과정은 그 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투르크 인문학에 대한 정보와 연구 공백이 적지 않았고, 투르크학 연구자 들이 넘어야 할 편견과 인식 부족의 장벽도 높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노력과 많은 분들의 협 력 속에 DB 구축이 이루어졌기에 DB 차원에만 머물게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예산을 아꼈 고 DB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으로 만들어보자고 결심했다.
DB를 사전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는 연금술이었다. 그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했다. 고통스러웠지만 사전을 만드는 인고의 시간을 견딜 수 있게 해 준 것은, 이 사전이 미약하나마 국내 투르크학의 정보 공백을 메우고, 우리 사회와 투르크 국가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 때문이었다.
투르크학 인문 대사전>은 투르크학 연구의 활성화는 물론이고, 연구자들과 기업 관계자, 시민들 에게 투르크학 관련 주요 인문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 서비스는 향후 유라시아 투르크 국가들과 대한민국의 관계 발전 그리고 한국인들의 시야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 믿는다. 이 대사전 에서 다룬 투르크 인문학의 영역은 언어, 문학, 역사, 예술, 지리, 민속, 종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종이책과 pdf 전자책으로 출판되고 보급되는 이 대사전은 2,020개의 표제어로 총 8권, 4,000여 페이 지의 분량으로 구성된 방대한 자료이다. 또한 이 대사전의 모든 내용은 에서 정 보 제공되어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 기에 여러 어려움들도 감내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계와 문제점 그리고 실수와 오류가 있다면, 그것은 모두 필자와 연구진의 몫이라는 것을 밝혀둔다.
‘한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사전 작업을 수행하면서 커다란 은혜를 입었고, 마음의 빚을 지게 된 분들이 너무도 많다. 사전작업에 참여한 집필진은 물론 번역, 멀티미디어 자료수집, 감수에 이르 기까지 국내는 물론 외국의 자문위원과 연구자 등 참으로 많은 분들이 기꺼이 도움을 주셨다. 누구 보다도 ‘DB에 머물지 않고 사전을 발간하겠다’는 필자의 고집스러운 추진력에 두려움에 떨며 눈물 을 흘렸던 최선아 박사, 장주영 박사, 구잘 미흐라예바는 포기하지 않고 작업을 함께 수행해주었다. 마침표를 찍는 순간까지 함께 해준 그들의 노력과 헌신은 따뜻하고 든든했다. 특히, 이 사전이 종이 와 디지털로 그야말로 ‘사전’의 모습을 갖추고 세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편집과 교정, 교열, 디자인 영역에서 창의적인 제안은 물론 혼신의 노력을 다해주신 류수 박사님이야말로 <투르크학 인문 대 사전>의 숨은 주역이다. 이 사전은 이렇듯 투르크학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존중해준 많은 이들의 고 통과 인내의 결실이다. 사전이 발간될 수 있는 감격과 감동을 선물해준 모든 분들께 ‘소외 학문’ 투 르크학 연구자로써 오직 감사할 뿐이다.
이 대사전은 ‘한국 최초’이지만, 사실 ‘세계 최초’이기도 하다. 그 어느 나라에서도 ‘투르크학 인문 사전’은 아직 발간된 바가 없다. 앞서 대한민국의 투르크학 연구가 빈약하다고 했지만 그런 한국에 서 <투르크학 인문 대사전>이 발간될 수 있다는 것은 한국 인문학의 저력이기도 하다. 이 대사전이 대한민국과 유라시아 투르크 국가들이 함께 펼쳐갈 미래를 밝혀줄 작은 등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 다. 필자는 사전 발간에 참여한 모든 분들을 대신해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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